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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사평] 오뚜기 제1회 푸드 에세이 공모전 심사평

    2021.05.26

  • 창립 52주년을 맞는 가족 친화 우수기업 오뚜기가 시행한 ‘음식과 함께하는 당신의 이야기’란 주제의 제1회 푸드에세이 공모전에는 1회인데도 무려 5,533명이 ·응모하는 큰 호응을 보였다. 그만큼 음식에 대한 관심이 많아서일 수도 있지만 푸드(음식)란 삶을 구성하는 가장 본질적인 요체로‘맛은 기억이자 추억’이기에 음식에 가족이 연대되면 그 가족의 삶이 되었다. 


    가족 내 이야기가 음식과 버무려지면서 따뜻하게 더러는 먹먹하게 가슴을 적시는 한 편의 글이 되어 5천5백 편이 넘게 응모된 것이다.


    사실 음식은 절박한 생존의 기억일 수 있다. 먹지 못하면 살 수 없는 게 사람이다. 응모된 작품 속에서는 음식을 통해 사랑받는 기억을 볼 수도 있었고 지난날의 아픈 상처들이 치유되는 기억도 볼 수 있었다. 이러한 음식과 관련된 일상 속 경험이나 특별한 순간들이 가족과 함께 하는 추억으로 감동적 이야기가 되는 것은 모든 음식은 저마다의 이야기를 품고 있다는 입증이기도 하다.


    5,533편 중 걸러진 198편이 최종 심사 대상이었는데 주제의 적합성·작품 구성력·독창성·대중성을 심도 있게 심사했다. 최종심에 올라온 작품들의 수준은 우열을 가리기 어려울 만큼 수준 있는 작품들이었지만 대부분의 이야기들은 비슷하여 평이하단 느낌도 들었다. 그만큼 음식에 대한 정서가 보편적이고 식문화의 수준이 고르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했다. 그러나 음식에 대한 생각이 얼마나 다양하고 개인취향적인지도 보여주고 있었다. 전반적으로 주제와 잘 부합되는 작품들로 음식에 관련된 과거의 경험을 소환하여 추억에 젖게 하거나 현재의 식생활과 연결되어 재미와 감동을 주었다. 문학적 완성도는 약한 것도 있으나 자신의 이야기이기에 구성력과 안정적인 문장력을 가진 작품들이 많았다.


    오뚜기상 수상작 <케이크는 어찌 되어도 좋아-엄마의 카스테라가 알려준 인생 레시피>는 엄마의 카스테라 레시피가 인생 레시피로, 내가 찾던 보물은 가장 가까이서 내 안에 밝게 빛나고 있었다는 의미화로 음식에 대한 기억을 통해 인생과 연결하여 사유의 확장을 꾀한 작품이었으며,


    으뜸상 수상작 <엄마가 그리운 날에는 돼지국밥을 먹으러 간다>는 만성신부전 환자이기에 좋아하는 돼지국밥 한 그릇도 드시게 할 수 없는 딸의 안타까움과 모든 것을 짐작하고 돼지국밥으로 아내와 마지막 식사를 하는 아버지의 마음이 아리게 가슴에 스며드는 작품이었다. 음식은 마음의 고향이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수필이다.


    화목상 수상작 <북경반점 키드>는‘짜장집 애’가 너무나도 싫었던 소녀에게 35년간의 할머니‘북경반점’이 불타 없어져 버린다. 그러나 오랜 세월이 흐른 후 할머니와 손녀는 3분 짜장을 먹으며 북경반점 짜장면을 생각한다. 기억은 지워내려 할수록 짙어지는 것은 그리움이고 추억이기 때문이다.

    <모리국수 –시를 빚다>는 결혼 35년 차 부부가 찾은 추억의 포항에서 모리국수를 시(詩)로 먹는 부부의 모습이 정겹다. 같은 음식이라도 어디에서 먹느냐에 따라 맛과 멋이 달라진다는 말이 품은 뜻은 음식 맛이 꼭 음식의 맛만은 아님을 말하고 있다. 

    <도시락 기차>는 삼남매와 아버지 도시락까지의 반찬통이 길게 늘어져 있는 도시락 기차, 엄마는 그렇게 도시락을 쌌다. 그 엄마의 딸인 나도 도시락을 싼다. 수능 도시락 레시피 공모전에서 1등을 한 내 도시락을 먹고 공부하는 딸아이, 도시락은 사랑과 정성이다. 엄마의 도시락 기차처럼.

    <어머니와 순대국밥>은 피순대는 내 어머니고 아버지이니 그 맛을 잊을 수 없다는 아버지와 제 창자까지 모두 내어주니 세상에서 가장 귀한 것이 순대라는 어머니 말씀처럼 어머니를 닮은 순대를 먹는 글쓴이의 마음이 가슴을 싸아하게 한다. 제 속을 온전히 비우고 거기 피와 살을 채워 자식을 먹이는 순대야말로 어머니가 맞다는 수필이다.


    많은 작품들이 다양한 음식과 조리법 등 유익한 글들이었는데 1인 가구, 특히 20대 젊은이들의 삶이 버거운 만큼 이들의 이야기도 많아 읽는 내내 가슴을 쓸어내리기도 했다.


    심사위원들도 다양한 삶을 간접적으로나마 체험하고 느끼는 계기가 되었는데 삶은 음식을 먹어야 하기 때문에라도 곡진한 것이라는 생각도 하게 되었다. 조금 아쉬웠다고 하면 음식이라는 주제를 삶으로 보다 더 깊게 사유하여 의미화 해내었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야기가 사건적 이야기로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의미를 품으면서 내 이야기로 읽는 이를 공감 내지 감동케 하는 힘이 조금 아쉬웠다. 하지만 음식 곧 먹는 것이 사람에게 어떤 것인가를 다시 생각게 하고 음식에선 정성과 사랑이라는 보이지 않는 재료가 더 크게 맛을 결정한다는 공감대를 갖게 하면서 삶의 가장 중요한 부분일 수 있는 먹는 문화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하게 하는 소중한 계기가 된 것 같다. 수상자에게는 축하를 보내면서 이번에 수상권에 못 든 분들은 실망 말고 제2회를 준비해 주었으면 싶다.


    최원현 심사위원장